심다이 작가 박사 학위 청구전 ‘More than Paradise’ 개최

한국화 속 몽유와 환상, 내면의 빛을 찾는 여정

한국현대미술신문 한강석 기자 |

 

국립군산대학교 예술대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심다이 작가가 오는 12월 16일부터 31일까지 광주 ACC 디자인호텔 갤러리에서 박사청구전 《More than Paradise》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채색화의 전통을 바탕으로 동양 철학과 현대적 사유를 결합한 작품 세계를 선보이며, ‘이상향’의 개념을 내면적 평온과 관조의 시선으로 확장한다.

 

심다이 작가는 장자의 호접지몽, 물화, 심재, 좌망 등 도가(道家) 사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한국화에서 반복되어 온 선경(仙境)과 몽유도원의 이미지를 단순한 도피적 환상이 아닌 현실로 돌아오기 위한 내면의 여정으로 재구성한다.

작품 속에서 펼쳐지는 몽유는 현실을 벗어나는 탈주가 아니라, 자기 성찰을 통해 다시 세계와 마주하기 위한 사유의 과정에 가깝다. 특히 이번 전시의 핵심은 작가가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내면의 빛(Inner Light)’의 시각화에 있다.

 

분채와 석채 등 전통 한국화 채색 재료를 사용하고, 한지를 바탕으로 여러 겹의 색층을 중첩함으로써 화면 속에는 은은하게 스며드는 빛과 고요한 기류가 형성된다. 색은 강하게 주장하기보다 서로를 감싸 안으며 중심을 향해 수렴하거나, 혹은 바깥으로 잔잔히 확산된다. 관람자는 작품 앞에서 자연스럽게 호흡을 가다듬고,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게 된다.

 

미술평론가 배건 박사(한국현대미술신문 대표)는 “심다이 작가의 회화는 전통 채색화의 형식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그것을 과거의 양식으로 고정하지 않는다. 그의 작품에서 이상향은 더 이상 도달 불가능한 신화적 공간이 아니라, 스스로를 관조할 수 있을 때 잠시 열리는 심리적·영적 상태다.

 

이는 융의 분석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Self)’의 빛과도 맞닿아 있으며, 동양 철학의 무위(無爲)와 깊이 공명한다.” 이어 배 평론가는 “화면 속 빛은 외부에서 비추는 조명이 아니라, 내부에서 스스로 발현되는 존재의 기운이다.

 

심작가의 작업은 한국화가 지닌 채색의 깊이를 통해 감정의 미세한 떨림과 고요한 평정을 동시에 포착하며, 오늘날 한국화가 나아갈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방향을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More than Paradise》는 단순히 아름다운 이상향을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작가가 말하는 ‘Paradise’는 멀리 있는 낙원이 아니라, 평온과 관조, 사랑이라는 내면의 조건이 갖추어질 때 잠시 열리는 마음의 자리다. 이는 타자와 세계를 향해 보다 온화한 시선을 보낼 수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심작가는 “관람자가 작품 앞에서 잠시 머물며 자신의 꿈과 기억, 그리고 내면의 빛을 떠올려 본다면, 이상향 너머의 평온과 사랑이 각자의 마음속에서 조용히 피어날 것”이라며 “이번 전시가 바쁜 연말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새로운 해를 준비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 채색화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면서도 동양 철학과 심리학적 사유를 결합한 이번 전시는, 박사청구전이라는 학문적 성격과 예술적 성취가 결합된 자리로서 한국 현대미술에서 한국화의 확장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심다이 작가 프로필

국립군산대학교 예술대학 조형예술디자인학과 현대미술전공 박사과정

개인전: 4회

단체전: 50여 회 이상

주요 수상: 2016 대한민국 정수미술대전 한국화부문 대통령상,  2015 전라남도 미술대전 문인화부문 대상,

2015 대한민국 한국화대전 한국화부문 최우수상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