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현 엘리사벳 · 이경자 요안나 이콘 2인전, “두 빛, 하나의 길” 展

두 시선, 한 하늘 아래 펼쳐지는 영적 여정!

한국현대미술신문 주미란 기자 |

 

오는 2025년 12월 12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명동 1898 제3전시실에서 열리는 “두 빛, 하나의 길” 전시는, 두 천주교 평신도 화가가 각기 다른 영적 감수성과 전통 안에서 빚어낸 이콘(icon, 성화) 26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인천 부개동 본당의 김나현 엘리사벳(12점)과 쑥고개 본당의 이경자 요안나(14점)로, 이번 2인전은 ‘두 시선, 한 하늘’이라는 주제 아래, 서로 다른 손길이지만 동일한 신비를 향하는 영적 여정을 관객과 공유하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미술 전시가 아니라, 보이는 것 이상의 ‘보이지 않는 실재’를 비추는 창으로서의 이콘을 제시하고자 기획되었다. 이콘은 단순한 성화(聖畵)가 아니라, 성령 안에서 성인과 신자, 그리고 하느님이 만나는 자리이며, 신비 안으로의 초대이다.

 

작가는 성경과 전승, 전통 이콘 언어를 통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그리스도의 다양한 얼굴과 모습! 성모 마리아의 온유와 중보 기도! 성인들이 보여준 성화된 인간성! 이다. 이 모든 요소가 함께 놓일 때, 교회는 ‘성인들의 친교’를 통해 하느님 나라의 빛을 드러낸다.  관람자는 이콘 앞에 머무르며 말씀의 빛, 성육신의 신비, 그리고 성화의 부르심을 다시금 성찰하게 된다.

이처럼, 서로 다른 손길과 영적 감수성이 동일한 전통 안에서 울려 나오는 것은, 이콘이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의 신앙인에게도 여전히 은총의 통로로 기능하고 있음을 증언한다.

 

이 전시의 주제는 명확하다. “두 시선, 한 하늘” 서로 다른 화가이지만, 동일한 하늘 아래 하느님의 신비를 향한 여정에 동행한다.

 

 

김나현 엘리사벳 (인천 부개동 본당) 작가는 전통 이콘의 격식을 유지하면서도, 부드럽고 온유한 색채와 세심한 필치를 통해, 성육신의 따스함과 하느님의 자비의 얼굴을 드러낸다. 그녀의 이콘은 단순한 시각적 재현을 넘어서, 내면의 고요와 성찰을 유도한다. 

 

 

"다미아노 십자가"는 성 프란치스코가 기도하던 작은 교회, 아시시의 ‘산 다미아노 성당’에서 유래한 성화 십자가이다. 프란치스코는 이 십자가 앞에서 기도하던 중 “프란치스코야, 무너져가는 나의 집을 다시 세워라”. 라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전해진다. 이 십자가는 전통적인 비잔틴 이콘 양식으로 제작되었으며, 예수님이 죽음이 아닌 영광스럽고 승리하신 모습으로 표현되는 것이 특징이다.

 

예수님의 몸은 장엄하고 곧게 서 있으며, 주변에는 성모님, 요한, 막달라 마리아, 성 백티오스 등 주님께 가장 가까이 있었던 이들이 함께 그려져 십자가의 사건이 단순한 고통이 아니라 부활로 향하는 사랑의 신비임을 드러낸다. 

또한 관람자에게 십자가의 고통을 넘어서는 새 생명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우리 각자의 삶에서 주님이 부르시는 ‘다시 세우는 길’을 묵상하게 한다. 

 

 

이경자 요안나 (쑥고개 본당) 작가의 작품은 성찬 신비와 구원의 기쁨을 드러내는 성화로, 특히 대표작인

"마리아와 엘리사벳 만남"은 성모 마리아와 엘리사벳이 서로를 포옹하는 순간을 담고 있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말씀을 품고 엘리사벳을 찾아갔고, 엘리사벳은 성령의 감동으로 마리아를 알아보며 기쁨으로 맞이한다. 둘의 포옹은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시작하신 새로운 생명을 함께 기뻐하는 믿음의 만남을 상징한다.

 

 

이콘에서 두 인물의 얼굴과 손짓은 서로를 향한 축복과 환대를 보여준다. 화려한 배경 없이 인물에 집중한 구성은, 이 순간이 일상의 장면을 넘어 구원의 기쁨이 피어나는 자리임을 드러낸다. 관람객은 이 이콘을 통해 하느님께 응답한 두 여인의 믿음과 기쁨을 자연스럽게 느끼게된다. 그들의 포옹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서로를 축복하며 살아가라는 따뜻한 초대가 됩니다.

 

미술평론가 배건 박사(한국현대미술신문 대표)는 이번 전시에 대해 깊은 찬사를 보냈다. “이콘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신적 현존의 자리입니다. 김나현과 이경자 두 작가의 손끝에서 드러나는 이미지는, 시각적 묘사보다 훨씬 더 깊이 있는 신학적 의미와 기도적 호흡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영적 색채를 지닌 두 손길은, 결국 ‘하나의 하늘’, ‘하나의 신비’로 수렴됩니다. 이 전시는 이콘이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의 신앙인에게도 여전히 작동하는 은총의 통로가 됨을 확인시켜 줍니다.”

 

배박사는 “현대 미술 속에서 종교 이미지가 갖는 본질을 다시 묻는 중요한 시도”라 평가하며, “이콘의 본래 의미 기도와 관상의 예술이 충실히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두 빛, 하나의 길”  겉으로는 서로 다른 두 손길이지만, 그 빛은 하나다. 눈에 보이는 형상이 아니라, 그 너머의 신비를 바라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전시는 깊은 울림과 쉼, 은총의 공간이 될 것이다.

 

두 작가의 바램은 관람자들이 이콘 앞에 머무는 동안 “하느님의 사랑 찾기”라는 교회의 기도가 마음 깊은 곳에서 다시 깨어나기를 소망한다. 또한, 이 이콘들이 각자의 삶 속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새롭게 인식하게 하는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길 기원한다. 많은 이들이 와서, 그 빛 아래 잠시 머물며, 하느님의 현존을 마주하길 기대한다.

 

전시는 12월 12일 오전 10시에 개막하며, 관람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장소는 서울시 중구 명동길 74, 1898 제3전시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