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미술신문 배건 기자 |
우리는 가끔, 자연이 만들어 내는 섬세한 장면 속에서 뜻밖의 감동을 받곤 한다. 이슬에 젖은 거미줄이 아침 햇살을 머금고 반짝이는 순간처럼, 찰나의 빛이 만들어 내는 경이로움은 우리의 감각을 일깨우고 감성을 자극한다.
이한경 작가는 이러한 자연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아내는 작가다. 그가 바라본 거미줄은 단순한 실타래가 아니다. 그것은 인생의 순간순간이 교차하는 상징이며, 빛과 만나 새롭게 탄생하는 감정의 스펙트럼이다. 2025년 3월 1일부터 20일까지 인천 연수구 ‘새벽세시 갤러리’에서 펼쳐지는 그의 세 번째 개인전 ‘빛과 거미줄’ 은 바로 이러한 순간들을 화폭에 담아낸다.
거미줄을 타고 흐르는 빛, 그리고 감정의 파장
이한경 작가에게 거미줄은 단순한 자연의 산물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복잡한 결을 닮아있다. 거미줄은 미세하지만 끊어질 듯 이어지고, 빛을 머금으면 찬란한 광휘를 뿜어낸다. 마치 우리가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순간들이 그렇듯, 한없이 연약해 보이지만 빛이 닿는 순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빛과 거미줄을 주요 모티브로 삼아, 자연과 인간, 그리고 감정이 얽히는 독창적인 미학을 선보인다. 변화무쌍한 자연의 빛 속에서 탄생하는 감정의 흐름, 순간의 찰나가 담긴 이미지들이 캔버스 위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미술평론가 장준석은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자연과의 하모니 속에서 빛이 조형적으로 표현된 작품들은 얼핏 평범해 보이지만, 누구도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독창적인 화풍을 지닌다” 고 평가한다. 그의 그림 속에서 빛은 단순한 광원이 아니라, 감정의 언어가 되고 삶의 메타포가 된다.
감상자의 감정을 이입하는 그림, 열린 해석의 공간!
이한경 작가는 자신의 그림이 감상자의 주관적 해석 속에서 새롭게 태어나길 바란다. 그는 “작가의 시각 속에 감상자를 가두고 싶지 않다” 고 말하며, 작품을 통해 관람객이 각자의 감정을 이입하고 해석해 나가기를 바란다 고 한다.
그의 작품은 마치 한 편의 시와도 같다. 정형화된 해석을 요구하기보다, 관람객이 자신의 감정을 투영할 수 있도록 여백을 남겨둔다. 그래서일까. 이한경 작가의 작품 앞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감정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다.
자연과 인간, 그리고 예술이 맞닿는 곳!
‘빛과 거미줄’ 展은 단순히 아름다운 이미지의 나열이 아니다. 자연이 품은 섬세한 감각과 인간이 가진 감정의 결을 조화롭게 엮어낸 감성의 서사이다.
거미줄 위를 타고 흐르는 빛처럼, 우리의 감정도 순간순간 반짝이며 사라진다. 그러나 그 찰나의 순간들이 모여 우리의 삶을 형성하듯, 이한경 작가는 그 순간들을 담아내며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낸다. 그의 작품 앞에 서면, 우리는 자연의 섬세한 조형미를 느끼는 동시에, 인간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빛과 거미줄이 만나 만들어낸 새로운 감각의 세계. 그 여정 속에서 우리는 어떤 감정을 발견하게 될까. ‘새벽세시 갤러리’에서 펼쳐지는 그의 작품 앞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