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람들이 장례를 놀이처럼 즐겼다고?…서울시 무형유산 10월 공개행사

누구나 무료 관람 가능, 서울시무형유산 교육전시장에서 상세 정보 안내

 

한국인터넷신문 배건 기자 | 서울시는 10월, 야외활동하기 좋은 가을을 맞아 서울 곳곳에서 무형유산 공개행사를 개최한다. 주요 행사로 10월 3일 노원구 수락정에서 ‘장안편사놀이’, 10월 12일 강동구 암사선사유적지에서 ‘바위절마을 호상놀이’를 개최한다. 또한 자수장 최정인 보유자의 공개 시연이 10월 11일 서울시 무형유산 교육전시장에서 진행된다. 10월 3일~10월 26일까지 자수작품 전시회도 열린다.

 

10월 3일 9:30~16:30 노원구 수락정(노원구 상계동 산 155-1)에서 개최되는 장안편사놀이는 전통 활쏘기와 풍악이 어우러진 놀이다. 편을 나누어 활쏘기를 하던 것에서 유래했다.

 

‘장안편사놀이’는 1994년 한양천도 600주년 기념행사로 부활, 2000년 4월 25일 서울특별시 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양편이 각기 일정한 수의 선수를 선정하고 각각의 선수가 세 순(1순, 다섯발)~다섯 순 씩 활을 쏘아 맞힌 화살의 총 수를 합해서 승부를 짓는 놀이다. 활을 쏘는 사람 뒤에서 두세사람의 풍악과 기생이 병창을 하며 활쏘는 사람들의 흥취를 돋운다. '동국제시기'에 따르면 ‘서울과 지방의 한량들과 동리 사람들이 모여 편을 갈라서 활쏘기 대회를 열어 승부를 겨룬다. 그런 후에 술을 마시고 흥겹게 논다. 가을철에도 또한 그러하다’ 라는 기록이 나온다.

 

10월 12일 오후 2시에는 암사동 선사유적지(강동구 올림픽로 875, 물의나라 무대)에서 강동지역의 놀이인 ‘바위절마을 호상놀이’가 공개된다. 마을공동체가 죽음을 맞이하고 대처하는 방식과 의식을 잘 보여주는 무형유산이다.

 

‘암사동 바위절마을 호상놀이’는 1960년대 암사동이 서울시에 편입되면서 개발과 도시화의 물결로 자취를 감추었다가 1990년대 복원, 1996년 9월 30일 서울시 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호상놀이’는 가정 형편이 넉넉하고 유복한 환경에서 장수한 복 있는 사람의 초상에서 노는 놀이로 죽음을 공동체의 문제로 의식하고, 슬픔이 아닌 ‘축제의 장’으로 바꾼 무형유산이다. 장례 절차 중 고인이 집을 떠나 장지에 도착하는 과정인 ‘발인(發靷)’과 고인을 땅에 묻고 장사를 치르는 ‘급묘(及墓)’ 부분만을 가져와 놀이화 했다. 이 마을의 호상놀이에는 ‘부부(夫婦)’를 운구하는 두 대의 상여가 등장하여 ‘쌍상여 호상놀이’라고도 한다.

 

자수장 최정인 보유자는 10월 11일 오후 2시에 서울시무형유산 교육전시장(종로구 율곡로10길 13)에서 영친왕비 진주두루주머니 제작 과정을 시연한다. 10월 3일~10월 26일 개최되는 작품 전시회에서는 ▴금사활옷 ▴연지화조문방석 ▴수화문보자기 등 크고 작은 자수작품 10여 점을 선보인다.

 

‘자수장’은 바늘을 사용하여 직물 위에 오색실로 무늬를 놓는 기술과 그 기술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한국의 자수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이어져왔고 조선시대에는 여성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았다. 소박함과 익살, 아기자기한 솜씨, 색채감이 돋보이며 주로 꽃, 새, 나비등의 자연을 활옷, 병풍, 방석 등 다양한 생활용품에 수놓는다. 최정인 보유자는 1984년 자수를 접한 후 작은 소품부터 대형 가사작품, 활옷 작품에 이르기까지 전통 작품들을 연구하며 전통 자수를 재현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서울시무형유산 ‘칠장’ 손대현 보유자의 60주년 기념 전시회가 10월 11일~18일까지 예술의 전당(한가람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손끝에 세월을 담다’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손대현 장인의 예술적 여정과 함께 옻칠이 지닌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이다.

 

손대현 보유자는 한국의 전통 옻칠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전통공예의 경계를 넘어서 새로운 예술적 표현을 창출해왔다. 그의 작품들은 옻칠의 지속가능성과 미적 아름다움이 장인을 통해 발현되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시무형유산 공개 행사는 관심 있는 누구나 별도 신청 없이 관람할 수 있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서울무형유산을 향유하는 기회로, 풍성한 가을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홍우석 서울시문화유산보존과장은 “10월 무형유산공개행사는 야외에서 펼쳐지는 단체 행사가 포함되어 있어 더욱 생동감있게 문화유산을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서울시는 앞으로도 우리 무형유산의 현대적 계승과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