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편찬원, 고대부터 현대까지 서울에는 어떤 불교 사찰들이 있었을까?

조선시대 ‘숭유억불’ 정책에도 이어진 불교 신앙 조명, 왕실여성들의 불교신앙 소개

 

한국인터넷신문 배건 기자 | 서울역사편찬원이 ‘내고향 서울’ 제12권 '서울의 사찰'을 발간했다.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서울에 자리 잡은 불교사찰의 유래와 역사, 현재 모습을 쉽게 설명한다.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의 양혜원 책임연구원(불교사 전공)이 집필했다.

 

서울역사편찬원은 서울의 ‘유형 문화유산’이 지닌 연혁과 역사적 의미를 다룬 ‘내고향 서울’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다. 서울의 산, 고개, 길, 능묘, 누정, 공원 등 다양한 소재를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왔다.

 

'서울의 사찰'은 삼국시대부터 현대까지 서울 지역 사찰의 역사를 다룬다. 조선시대 숭유억불(崇儒抑佛)정책에도 불구하고 고대부터 천년 넘게 불교 신앙이 계속 이어져 왔음을 보여주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산성을 방어하기 위했던 ‘승군(僧軍)’의 역할, 왕실 여성들의 불교 신앙 등을 소개한다. 낡은 사찰을 헐거나 고쳤던 19세기 철종과 고종대의 사찰 중창, 일제강점기와 해방을 거치며 변화해온 한국 불교의 이야기도 다룬다.

 

이 책은 서울 지역에 남아있는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사찰의 흔적을 소개하며 시작한다. 치열했던 통일전쟁기의 ▴장의사, 고려-거란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 현종의 이야기가 담긴 ▴신혈사, 도봉서원 밑에 잠자고 있던 ▴영국사 등의 사찰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과 설화를 담고 있다.

 

조선시대는 ‘숭유억불(崇儒抑佛)’이 국가 기조였으나, 태조 이성계부터 불교를 믿었고, 서울 곳곳에 ▴원각사(현 탑골공원)와 ▴봉은사 등 여러 사찰이 건립됐다. 이 책은 조선시대 건립된 서울의 사찰 이야기와 함께 단종비 정순왕후의 슬픈 설화가 서린 ▴정업원, 광해군비가 불사를 일으켜 만든 불상을 모신▴지장암, 안동김씨 세도정치의 출발점이었던 순조비 순원왕후와 그의 아버지 김조순의 이야기가 담긴▴청룡사 등 왕실 여성들의 불교 신앙과 관련된 사찰들의 이야기도 다룬다.

 

19세기 이후의 서울 사찰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룬다. 철종과 고종 시대에 왕실과 상궁들의 후원으로 크게 중창된 사찰들, 흥선대원군과 신정왕후가 후원한 ▴화계사, 왕실 발원 괘불도로 유명한 ▴봉국사 등을 깊게 소개한다. 근현대 시기의 사찰로는 일제강점기 한국 불교의 대응으로 세워진 ▴조계사, 해방 후 한국불교태고종의 총본산이 된 ▴봉원사, 비구니 종단의 ▴보문사 등 한국 불교의 변화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찰들을 다룬다.

 

'서울의 사찰'은 서울 주요 공공도서관에서 무료로 열람 가능하며 서울시청 지하1층 시민청 서울책방에서 구매 가능하다. 서울역사편찬원 누리집에서 전자책으로도 열람할 수 있다.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이번 '서울의 사찰'을 통해 서울에 남아있는 사찰과 불교문화가 우리 역사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내고향 서울’ 시리즈를 통해 서울의 유형문화유산이 지닌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더욱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