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예술진흥원, 타 문화를 연결하고, 역사에 대한 새로운 통찰과 경험을 선사하는 작가’ 대구미술관, 해외교류전‘와엘 샤키’9월 10일부터

대구미술관 커미션 신작 영상, 조각, 설치 등 70여 점 소개, 내년 2월 25일(일)까지

 

한국인터넷신문 정소영 기자 |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대구미술관은 2024년 해외교류전으로 9월 10일부터 2025년 2월 23일(일)까지 미술관 1층 1전시실에서 ‘와엘 샤키’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집트 출신 작가 와엘 샤키(Wael Shawky, 1971~)의 한국 국공립미술관 첫 개인전으로, 작가의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와엘 샤키는 영화, 퍼포먼스, 이야기 형식을 결합하고, 회화, 드로잉, 조각, 설치, 음악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총체적인 예술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기록된 역사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허구와 현실이 만나는 지점을 탐구하며 새로운 역사적 시각을 제시한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대학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순수미술을 공부했으며, 역사에 대한 독창적인 시각을 제시하는 작품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작가는 최근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이집트 국가관에 초청돼, 제국의 통치에 저항한 이집트 우라비 혁명(1879-1882)을 재해석한 영상 작품 ‘드라마 1882 Drama 1882’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와엘 샤키는 유목민 사회에서 근대화된 사회로의 전환을 관찰하며 성장했고, 그 배경이 자신의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됐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영상 ‘러브 스토리 Love Story(2024)’를 비롯해, ‘알 아라바 알 마드푸나 I Al Araba Al Madfuna I(2012)’, ‘나는 새로운 신전의 찬가 I Am Hymns of the New Temples(2023)’ 등 영상 작품 세 점과 조각, 설치 등 70여 점을 선보인다.

 

이 작품들은 한국, 이집트, 고대 도시 폼페이의 문화적·신화적 서사를 바탕으로 한 신화를 공통된 요소로 다룬다.

 

대구미술관 1전시실에 펼쳐지는 세 편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출발했지만, 다양한 문화를 바탕으로 고대와 현대의 대화를 제안하는 와엘 샤키의 작품 세계를 관람객에게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신작 ‘러브 스토리’는 한국의 구전설화와 전래동화를 판소리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누에 공주’, ‘금도끼, 은도끼’, ‘토끼의 재판’이라는 세 가지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물질적 세계와 비물질적 세계라는 상반된 두 세계가 하나의 이야기 속에서 공존하는 구조를 보여주며, 추상적 개념인 사랑이 어떻게 물질적으로 구현되는지를 탐구한다.

 

작품은 판소리 이야기와 전통 사자춤이 상호작용하는 독특한 시청각 경험을 관람객들에게 선사한다.

 

‘알 아라바 알 마드푸나 I’는 상이집트(Upper Egypt)에 위치한 마을 이름을 딴 작품으로, 2000년대 초반 작가가 그 지역을 방문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작품은 총 3부작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2012년 제작한 첫 번째 편을 선보인다.

 

나일강 풍경으로 시작하는 약 20분 길이의 흑백 영상은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문학적 요소를 결합해, 고대 이집트 신화와 현대 이집트 사회를 독창적으로 엮어낸다.

 

샤키는 물질적 구원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와 형이상학적 체계가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지에 대한 관심을 유머와 풍자를 통해 표현한다.

 

‘나는 새로운 신전의 찬가’는 고대 이탈리아 도시 폼페이를 배경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와 고대 이집트 종교 간의 연관성을 탐구한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제우스로부터 사랑을 받아 헤라의 질투를 피해 소로 변신한 여사제 이오에 초점을 맞춘다.

 

작가는 그리스, 로마, 이집트 등 다양한 문화가 얽히고 필연적으로 연결된 폼페이를 상상의 공간, 가능성이 열린 공간으로 펼쳐낸다.

 

격정적인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은 태초의 고요함으로 돌아가는 무상함을 전달한다.

 

대구미술관 전시에 대해 작가는 “우리의 삶과 초월적인 세계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소개한다.

 

이는 사랑, 초자연적 존재, 신에 대한 믿음과 같은 무형의 가치나 형이상학적 세계가 현대인의 삶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에 대한 그의 지속적인 탐구와 맞닿아 있다.

 

전시를 기획한 이정민 학예연구사는 “샤키의 작품들은 역사와 신화 간의 관계를 조명하고, 종교적·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현대적 관점을 독창적으로 제시한다”며, 그는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전달되는 방식을 탐구하며, 이러한 과정이 역사적 현실을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분석하고 재해석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믿는 ‘사실’이 결코 하나의 관점으로 정의될 수 없음을 이야기하고,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전시 중 도슨트, 참여 이벤트, 교육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관람료는 성인 기준 1,000원이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대구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