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정 조선명 서예작가, 탐묵회 ‘한글전’ 참여…붓과 먹으로 풀어낸 한글

조선명 작가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서 작품 선보여
전통 서예 바탕으로 한글의 선과 여백, 조형적 가능성 탐색

한국현대미술신문 김태희 기자 |

 

서예작가 효정 조선명 작가가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열린 탐묵회 ‘한글전’에 참여해 한글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였다.

 

조선명 작가는 붓과 먹이라는 전통적인 서예의 재료를 바탕으로 한글이 지닌 선과 형태, 여백의 아름다움을 화면에 담아내고 있다. 글자의 의미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붓의 움직임과 먹의 농담을 통해 한글이 가진 조형적 특징을 표현하는 것이 작업의 주요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작가는 한글을 하나의 시각적 언어로 풀어냈다. 힘 있게 이어지는 획과 섬세한 필선, 먹이 스며들며 만들어내는 농담의 변화가 한 화면 안에서 어우러진다. 글씨가 놓인 자리뿐 아니라 글씨 사이의 빈 공간까지 작품을 구성하는 요소로 활용했다.

 

출품작 ‘한글’에서는 큰 글씨와 작은 글씨의 대비가 눈에 들어온다. 화면 중심의 굵은 필획이 전체적인 흐름을 이끌고 주변의 작은 글씨가 또 다른 리듬을 만들어낸다. 붓을 누르고 떼는 과정에서 생기는 선의 굵기 변화와 마른 붓의 흔적도 자연스럽게 화면에 남아 있다.

 

조선명 작가에게 서예는 정해진 글씨체를 정확하게 구현하는 작업에만 머물지 않는다. 전통적인 필법을 토대로 글씨가 가진 구조와 움직임을 새롭게 해석하고 이를 현대적인 화면으로 옮기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특히 한글은 자음과 모음이 결합해 하나의 글자를 이루는 문자라는 점에서 다양한 조형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조선명은 이러한 한글의 특징을 붓의 움직임과 연결해 글씨가 지닌 의미와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함께 보여준다.

 

작가가 이어가고 있는 ‘글씨즌’ 역시 글씨에 대한 이러한 시선을 담고 있다. ‘글씨’와 ‘시즌(Season)’을 결합한 이름으로, 계절이 변하듯 글씨 역시 시간과 감정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작업이다.

 

조선명 작가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며 서예 분야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대한민국평화서예대전 우수상을 비롯한 수상 경력과 여러 전시를 통해 전통 서예를 기반으로 한 작품 세계를 선보여 왔다.

 

이번 탐묵회 ‘한글전’은 한글을 중심으로 작가들이 각자의 시선과 필법을 펼쳐 보이는 자리다. 익숙하게 읽고 사용하는 한글을 붓과 먹으로 다시 바라보면서 문자가 지닌 미적 가치와 표현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조선명 작가의 작품은 전통적인 붓글씨의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오늘의 감각으로 한글을 바라보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힘 있는 한 획과 먹의 번짐, 그리고 글씨 사이에 남겨진 여백을 통해 한글은 읽는 문자를 넘어 하나의 시각적 이미지로 확장된다.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글씨의 가능성을 모색해 온 조선명은 이번 ‘한글전’을 통해 한글과 서예가 만나는 다양한 표현을 선보이며 자신의 작품 세계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