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동물에서 벽사신까지…김용덕 교수, 문화유산 속 상상세계 탐구

이당미술관서 ‘오컬트와 퇴마도상’ 주제로 미술사 강연
문화유산에 나타난 수호의 이미지와 인간의 염원 살펴

한국현대미술신문 김태희 기자 |

 

문화유산에는 현실의 동물뿐 아니라 인간의 상상에서 태어난 낯선 존재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때로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때로는 재앙을 막거나 인간을 보호하는 존재로 표현된 이들 이미지는 당시의 믿음과 세계관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미술사학자 김용덕 교수는 오는 8월 29일 이당미술관에서 ‘오컬트와 퇴마도상’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전시 ‘환영의 밤: 한국적 상상력의 세계 The Night Watch’와 연계한 이번 강연에서는 동아시아 문화에서 형성된 오컬트의 개념과 벽사신의 다양한 모습을 미술사적 시각으로 들여다본다.

 

특히 이번 강연에서 다루는 ‘벽사’는 사악한 기운과 재앙을 물리친다는 의미를 지닌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이나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을 마주하면서 이를 막아줄 존재를 상상했고, 그러한 믿음은 동물과 신령한 존재, 여러 상징적 형상으로 시각화됐다.

이 같은 이미지는 회화와 조각, 건축, 공예 등 다양한 영역에 남아 있다. 겉으로는 기이하거나 신비로운 모습이지만 그 배경에는 평안과 안녕을 바라는 마음, 위험으로부터 자신과 공동체를 지키려는 염원이 자리한다. 문화유산 속 형상을 살펴보는 일은 당시 사람들이 무엇을 두려워했고 무엇을 바랐는지를 이해하는 과정과도 맞닿아 있다.

 

김 교수는 문화유산에 등장하는 동물과 신령한 존재, 환상적 이미지에 관심을 두고 관련 연구와 강연을 이어왔다. 미술사학을 전공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통도사 성보박물관 학예연구사를 거쳐 현재 청강문화산업대학교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 『나는 신이로소이다』, 『문화재에 숨은 신비한 동물사전』 등을 통해서도 문화유산에 등장하는 여러 존재와 그 배경에 담긴 이야기를 소개했다. 개별 형상의 외형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와 미술, 신앙과 상징의 관계 속에서 그 의미를 살펴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김 교수의 이러한 관심은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한 ‘한국 환상동물백과’ 강좌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7월 진행된 특강에서는 우리 문화유산에 등장하는 환상동물을 6개 테마로 나눠 살펴보고 각각의 이미지가 지닌 의미와 문화적 배경을 다뤘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환상동물 역시 단순한 상상의 산물로만 보기 어렵다. 서로 다른 동물의 특징을 결합하거나 실제 동물의 모습을 변형한 형상에는 권위와 수호, 길상과 염원 등 시대와 사회가 부여한 의미가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한국 환상동물백과’가 문화유산 속 환상동물을 중심으로 상징의 세계를 살펴봤다면, ‘오컬트와 퇴마도상’은 그 시선을 벽사와 초자연적 존재로 넓힌다. 인간이 보이지 않는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이미지로 남겼는지, 그리고 그 형상에 어떤 두려움과 바람을 담았는지를 살펴보게된다.

 

 

문화유산 속 기이하고 신비로운 형상은 시대를 넘어 전해진 상상력의 흔적이기도 하다. 김 교수의 이번 강연은 환상동물에서 벽사신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 문화 속 초자연적 이미지가 형성되고 이어져 온 배경을 미술사의 관점에서 짚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