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미술신문 김태희 기자 |
이소영 작가의 개인전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이 8월 14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아트앤갤러리에서 진행중이다.
이번 전시는 제주 여행에서 마주한 풍경과 동백숲에서 느낀 생명의 에너지를 바탕으로 시작된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평범한 일상의 순간과 작은 동물들의 이야기를 화면 안으로 불러들이며 삶과 여행, 위로와 용기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전시의 중심에는 '동백숲의 여행자들'이 있다. 열네 살 노견 후추를 비롯해 길고양이 동건이, 왕따 원숭이 펀치, 탐험가 펭귄 노르, 북극곰 라크 등이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여행자로 등장한다.
후추는 긴 여행을 앞두고도 자신의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를, 노르는 미지의 세계를 향해 첫발을 내딛는 도전을 보여준다. 라크는 두려움을 품은 채 한 걸음을 내딛는 존재이며, 동건은 자유와 선택을 상징한다. 무리에서 따돌림을 당한 펀치는 상처를 가진 존재들이 함께 걸으며 다시 웃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들 여행자가 각기 다른 장면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하나의 서사를 완성한다. '여행의 시작'에서는 파란 하늘 아래 패러글라이더를 탄 작은 존재들이 야자수와 짙푸른 숲, 붉게 만개한 동백 언덕 위를 가로지르며 여정의 출발을 알린다. '지나간 시간을 이야기하는 밤'에서는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하트 모양의 밤하늘과 보름달 아래,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둘러앉은 펭귄과 북극곰, 강아지와 고양이의 모습을 통해 함께 나누는 위로의 시간을 그린다. 또 다른 작품에서는 붉은 벽 앞 나무 의자에 앉아 동백숲을 오래도록 바라보는 강아지의 뒷모습이 등장해, 그리움과 기다림의 정서를 담담하게 전한다.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동백숲 역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제주에서 만난 풍경과 눈 내리는 새벽 동백숲에서 받은 인상은 작가에게 작업의 출발점이 됐다. '눈 내리는 동백숲(새벽 2시)' 연작에서는 짙은 청록빛 화면 위로 붉은 동백꽃이 점점이 번지고, 그 사이사이 작은 빛들이 반짝이며 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생명의 온기를 드러낸다. 깊은 청록빛 숲과 붉은 동백꽃, 곳곳에 번지는 빛은 현실의 풍경을 넘어 여행자들이 잠시 머물고 서로를 마주하는 공간으로 확장된다.
작가는 이번 작업을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말한다. 함께 걷고 있지만 서로 다른 풍경을 바라보고, 때로는 길을 잃었다가 다시 마주하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 나간다는 것이다.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은 멀리 떠나는 여행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각자의 상처와 두려움, 선택을 안고 자신의 속도로 살아가는 존재들을 통해 결국 스스로에게 돌아가는 시간을 보여준다. 동백숲을 걷는 작은 여행자들의 모습은 관람객에게도 자신의 삶과 마음을 돌아보게 하는 잔잔한 질문을 건넨다.
전시는 서울 강서구 공항대로 219 아트앤갤러리에서 8월 20일까지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