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미술신문 박삼화 기자 |
서울 종로구 운림갤러리에서 김정란 작가의 개인전 《꿈, 꾸다(Dream, Dream)》가 2026년 5월 15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현실과 비현실, 의식과 무의식, 존재와 허무의 경계를 탐색해 온 작가의 작품 세계를 집약적으로 선보이는 자리로, 전통 채색화의 미감과 현대적 상징이 조화를 이루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전시 제목인 ‘꿈, 꾸다’는 단순히 잠 속 환영을 의미하지 않는다. 김정란 작가에게 꿈은 인간이 품고 살아가는 희망이자 욕망이며, 동시에 실현되지 못한 결핍과 허망함을 내포한 복합적 개념이다. 작가는 “누군가는 꿈을 꾸라고 말하고, 또 누군가는 꿈에서 깨어나라고 말한다”며, 현실과 공존하면서도 실체를 규정하기 어려운 꿈의 속성을 작품 속에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전통 동양화의 차분한 색감과 현대적 이미지의 결합이다. 삭발한 동자승 형상의 인물들은 헤드폰을 쓰고, 선글라스를 착용하며, 연꽃을 들고 명상에 잠긴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는 단순한 불교적 도상이 아니라 현대인의 내면 풍경을 은유적으로 드러낸 상징이다. 디지털 시대 속 고독, 단절, 사유, 그리고 치유의 욕망이 작품 전반에 섬세하게 배어 있다.
또한 화면 속에는 의자에 몸을 깊이 웅크린 채 잠든 듯한 인물, 책더미 위에서 하품하는 동자, 상어와 꽃잎이 유영하는 몽환적 공간 등이 등장한다. 이 이미지들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흐리며 관람객 스스로 자신의 무의식과 감정의 층위를 들여다보게 만든다. 작가는 비단 위에 여러 번 채색을 쌓아 올리는 전통 기법을 통해 ‘무(無)’의 공간을 따뜻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변환시키며, 존재의 허무 속에서도 삶의 온기를 발견하게 한다.

특히 작품 속 동자 형상은 특정 종교나 시대를 상징하기보다,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 존재 자체를 투영하는 매개체로 읽힌다. 순수함과 공허함, 명상과 불안,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이 인물들은 현대 사회 속에서 흔들리는 자아의 초상을 담아낸다.
미술평론가 배건 박사(한국현대미술신문 대표)는 이번 전시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했다.
“김정란 작가의 작업은 단순히 전통 채색화의 현대적 변용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동양적 사유 체계를 기반으로 현대인의 불안과 욕망, 무의식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특히 동자 형상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적 고독과 순수성을 동시에 드러내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게 만든다.”
이어 배 박사는 “작품 속 여백은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사유의 공간이며, 침묵 속에서 감정을 환기시키는 장치로 기능한다. 절제된 색감과 섬세한 필치는 화면 전체에 몽환적 긴장감을 형성하며, 전통 한국화가 현대적 감수성과 만나 어떻게 새로운 서사를 구축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운림갤러리의 한옥 공간 역시 이번 전시와 조화를 이루며 작품의 몰입감을 높인다. 목재 구조와 자연광이 어우러진 전시장 안에서 관람객들은 마치 현실과 꿈 사이의 경계 공간을 걷는 듯한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김정란 작가는 “존재한다는 것이 때로는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는 결국 꿈을 통해 현재를 살아간다”며 “관람객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의 내면 속 꿈과 조용히 마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작가 소개】
김정란 KIM JUNG-RAN
학력
1996. 2. 상명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2000. 2 상명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한국화 전공 졸업
2013. 8 상명대학교 조형예술 디자인 학과 미술전공 졸업
경력사항
개인전 34회 : <예술가들>, 경남갤러리 <Time Warp>, 주오사카 한국문화원 외
국내외 단체전 다수 : 2022. 한벽원갤러리(서울) <이미지의 경계>, 코엑스B홀(서울) <2022 조형아트서울>, 강릉아트센터(강릉) <아트강릉22>, 서귀포예술의전당 <2022사계예술제 기획-놀멍, 쉬멍, 그리다>, 아트비앤갤러리(서울) <떠나요!>, 가모갤러리(서울) < >,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미술관(서울), <모두를 위한 미술교육>
2021. 한벽원갤러리(서울) <안평안견예술정신전>, 예술공간파도(제주) <장소, 예술, 소통>,
부산아트센타(부산) <부울경 미술 교류전>, 동덕아트센터(서울) <생태·생태예술과 여성성>,
귤박물관(제주) <귤림추색>, 장은선 갤러리(서울) <Another season>
2020. 이천시립 월전미술관 <띠 그림>전, 한벽원갤러리 <안평안견 예술정신전>, 부산아트센타
<부울경 미술 교류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행복팔경> 등
전시기획 5회 : 2023 <멍상>, 아트비앤갤러리, 서울시 외
수상 다수 : 2007 경향 신문사 오늘의 작가상 외
작품소장
경향 신문사, 상명대 박물관, 오대산 상원사, LG생활건강 작품소장
저서 : 『모던공필화』 책앤, 2020 외 1권
현재
경남대학교 조교수, 한국세필화 연구소장
이메일 : artist_jr@hanmail.net / artist9427@kyungnam.ac.kr
연락처 : 055-249-2515
【전시 정보】
전시명: 《꿈, 꾸다(Dream, Dream)》 김정란 개인전
기간: 2026년 5월 15일(금) ~ 5월 30일(토)
장소: 운림갤러리
관람시간: 오전 11시 ~ 오후 6시
휴관일: 매주 월요일
【운림갤러리 소개】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골목 깊숙한 곳, 시간의 결을 간직한 한옥 공간에 예술의 새로운 숨결이 피어납니다.
운림갤러리는 60여 년간 한국 동양화 재료의 역사와 함께해 온 ‘운림필방’의 정신을 이어 탄생한 문화예술 공간입니다.
1960년대부터 조계사 맞은편에서 동양화 재료를 판매하며 수많은 예술가들의 창작 곁을 지켜온 운림필방은, 단순한 화방을 넘어 한국 미술인의 기억과 정서가 머물던 공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깊은 시간의 흔적은 이제 창업자의 삶과 가족의 이야기가 깃든 한옥에서 새로운 형태의 예술 공간으로 다시 이어지고 있습니다.
운림갤러리가 자리한 이곳은 시부모님께서 두 아들을 키우며 살아온 소중한 삶의 터전이자, 세월의 온기가 배어 있는 공간입니다. 대수선을 거쳐 새롭게 태어난 한옥은 ‘상운가림(祥雲佳林)’이라는 이름을 품고 있습니다. 이는 초민 박용설 선생이 지어준 이름으로, “상서로운 기운이 구름처럼 머물고 아름다움이 숲처럼 펼쳐진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운림갤러리는 바로 그 이름처럼, 예술과 사람이 만나 따뜻한 기운과 아름다움을 나누는 공간이 되고자 합니다.
골목 안에서 발견하는 작은 보물 같은 공간, 운림갤러리는 문을 열면 전시장이 되고, 문을 닫으면 아늑한 안방 같은 정취를 품습니다. 쇼윈도가 있는 거실, 작은 마당, 그리고 각기 다른 분위기의 방들은 공간마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관람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전통 한옥의 고즈넉함과 현대 예술의 감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이곳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예술과 일상이 공존하는 살아 있는 문화 공간입니다.
운림갤러리는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과 함께 성장하는 갤러리를 지향합니다. 회화, 설치, 공예, 디자인 등 장르의 경계를 넘어 창의적인 작업을 소개하며, 관람객과 작가가 더욱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전시와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전시뿐 아니라 협업, 문화 모임, 공간 대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열린 예술 플랫폼의 역할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인사동과 안국역, 조계사 사이의 오래된 골목길 끝에서 만나는 공간.
시간과 기억, 예술과 사람이 조용히 연결되는 곳.
운림갤러리는 오늘도 ‘운림’의 정신을 이어, 찾아오는 모든 이들에게 좋은 기운과 깊은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습니다.
• 서울시 종로구 우정국로 65-8 (견지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