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추모공원' 화장로 늘린다… 11기→15기, 하루 평균 85건 화장 가능

  • 등록 2025.08.11 17:50:44
크게보기

市, ’08년 신규 건립시 초고령사회 진입 예견해 화장로 증설 공간 미리 확보 완료

 

한국현대미술신문 배건 기자 | 서울시는 지난해 9월 착공한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화장로 증설공사를 1년여 만에 마무리하고 오는 18일(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화장로 증설로 서울추모공원 내 화장로는 11기에서 15기로 늘어 하루 화장 가능 수요가 59건에서 85건으로 늘어나게 된다. 서울시립승화원까지 더하면 서울 시내에선 하루 평균 207건(현재 181건)의 화장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번 화장로 증설의 핵심은 17년 전인 2008년, 서울추모공원 신규 건립 당시 서울시가 빠르게 다가올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예견해 화장로 추가 가능 공간을 미리 확보해 놓은 것이다. 이 공간을 활용함으로써 공사 기간 단축은 물론 공사비용도 대폭 절감할 수 있었다.

 

'신규부지 매입없이 추진, 예산 12분의 1 감축‧공사기간 대폭 단축… 운영 중단없이 시공'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지난 2022년, 4일장은 기본에 6일장을 치르거나 수시간 떨어진 지방까지 원정가는 일명 ‘화장대란’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자 서울시는 화장장 증설을 계획했다.

 

하지만 화장장은 매번 주민들의 반대로 실행이 무산되는 대표적인 서울시 난제 중 하나였는데, 이에 서울추모공원 건립시 미리 확보해 둔 유휴부지를 활용해 화장로 증설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최근 시민 1,000명 대상 설문조사(’24.8월)에서 91.6%가 ‘화장장 증설 필요성에 공감한다’ 답했고, ‘기존 화장장 내 유휴공간 활용 방식’에 대해서도 76.5%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시는 확보된 공간내 화장로 증설을 통해 공사비는 물론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우선 부지매입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화장로 1기 공사에 18억 원이 소요됐는데 이는 신규 화장장 건립(1기당 224억 원)과 비교하면 12분의 1 수준으로 예산을 절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규 부지매입이 필요 없고 주민협의 기간도 최소화할 수 있어 공사기간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여기에 패스트트랙(설계·시공 병행, 자재 조기 발주) 방식까지 적용, 추가로 5개월을 앞당기는 등 1년 만에 화장로 증설을 끝낼 수 있었다.

 

증설 기간 내 11기 화장로는 정상 가동했으며 소음이 큰 주요 작업은 야간에 진행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했다.

 

아울러 신규 화장장 건립이 아닌 기존 시설 내 증설 방식으로 추진해 인근 지역 부동산 및 경제적 파장 등도 최소화했다.

 

'자율주행로봇 도입 수골 시간 단축, 시립승화원 화장로 교체 더해 ’40년까지 수요 대응'

또한 서울추모공원은 화장로 증설에 맞춰 화장 후 수골실 이동에 ‘자율주행로봇(AMR)을 도입해 수골 시간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로봇 5대 만으로도 현재 이용 중인 자동유골 운반차 7대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현재 수골실 이동시 매립된 선로를 따라 움직이는 자동유골운반차(AGV)를 사용 중이나 자율주행로봇을 이용하게 되면 AI 기술로 주변 환경을 반영해 경로를 설정·이동해 화장장 내 트래픽을 효과적으로 분산시켜준다.

 

이외에도 서울시는 서울추모공원 가동으로 인한 환경과 시민건강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전문업체가 법정·자체 측정항목(염화수소, 먼지, 일산화탄소, 다이옥신, 악취, 매연 등)에 대한 정기적으로 점검을 진행 중이다.

 

결과는 수도권대기환경청·공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 중이며, 최근 5년간 모든 수치는 관련 법상 허용 기준 이내로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현재 진행 중인 서울시립승화원 구형 화장로 23기 교체가 완료되면 관내 하루 화장 가능 수량이 최대 249건까지 가능해지면서 2040년 예상 화장 수요인 하루 평균 227건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번에 화장로가 증설되는 ‘서울추모공원’은 대표적 기피시설인 화장장을 기대시설로 탈바꿈 시킨 도시공간 혁신모델로도 손꼽히고 있다. 우선 기존 화장장들의 일률적인 건물 외관과 차별화해 청계산 자락 약 17만㎡ 중 12만㎡에 달하는 부지를 헌화의 의미를 담은 꽃으로 형상화했다, 화장장 지붕을 3장의 꽃잎으로 표현하고 화장장과 연결된 추모공간을 줄기와 이파리로 표현해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화장시설 건축물 자체를 지표면에서 12m가량 굴착한 지점에 짓고, 건물 주변에는 2~3m 둔덕을 쌓아 나무를 심었다. 외부에서 보면 건물보다는 마치 드넓은 공원이 펼쳐진 것으로 보이게 한 것. 실제로 서울추모공원 인근 경부고속도로를 지나다니는 사람 중 이곳이 화장장이라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화장장 차량 진출입로에 터널을 설치하고 도로 양측에 4~5m 자연석 옹벽을 만들어 차량의 드나듦이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마지막으로 입장부터 퇴장까지 한 방향으로 화장 절차가 진행되도록 원스톱 동선으로 설계해 입‧퇴장 공간도 완전히 분리했다.

 

한편, 오세훈 시장은 증설된 화장로가 본격 가동되기 전인 11일 오후 서울추모공원을 방문해 신규 화장로와 유족대기실, 공영장례실, 산골시설 등을 점검했다.

 

화장로 확장공사와 함께 가족대기실도 10실에서 14실로, 주차면도 128대에서 178대로 확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추모공원은 기피시설이라는 이유로 12년 넘게 추진되지 못했던 사업을 시민과의 소통을 통해 되살린 첫 번째 대규모 프로젝트였다”며 “당시 서울의 인구구조와 장례문화 흐름을 분석해보니 화장수요가 늘어 날것으로 예상됐고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10~20년 후를 내다보고 증설을 위한 예비공간을 확보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당시 확보한 공간이 시민들의 삶을 지키는데 쓰이게 되어 다행이며, 앞으로도 미래를 내다보며 장례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충하는 등 항상 대비하는 시정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건 기자 bg6312@daum.net
한국현대미술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